마블스튜디오의 '데드풀과 울버린'이 지난 7월 24일 개봉해 국내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아이언맨의 죽음 이후 무너져 가는 마블시리즈를 살려낼 구세주가 될 수 있을지 두고 볼 일이지만, 우선, 이 영화를 즐기기 위해 먼저보면 좋을 영화 몇 편과 마블의 세계관, 관람 포인트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자.
1. 예고편
2. MCU(Marvel Cinematic Universe)와 멀티버스
이 영화를 보기 위해 굳이 마블의 여러 영화들을 먼저 찾아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마블에 열광하는 팬들이라면 모르겠지만, 프렌차이즈 히어로물이 갖는 화려한 볼거리와 이에 곁들여지는 아기자기한 스토리의 재미정도면 충분한 사람들에겐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이미 우리가 본 작품만으로도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혹시 마블시리즈를 안보신 분들을 위해 'MCU'와 멀티버스에 대해 간단하게 체크해보면 충분할 것 같다. 위기에 처한 세계를 구하기 위해 데드풀이 다른 세계에서 울버린을 데리고 온다는 설정이 이 영화의 주요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먼저, 'MCU',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를 주인공으로한 모든 작품을 통칭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언맨을 시작으로 마블스튜디오에서 새롭게 만들어낸 히어로 영화와 시리즈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묶어낸 개념이다. 결국 뿌리는 같지만 코믹스와는 다른 별도의 세계관을 만들어낸 샘이다. 마블스튜디오는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들을 데려와 영화와 시리즈로 제작하면서 이 히어로들이 각각의 에피소드로 사라져 버리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세계 속에서 공존할 수 있게 함으로써 끊임없이 이야기를 확장해 나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프렌차이즈 히어로물을 통해 헐리웃의 소재 고갈 문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헐리웃 영화산업을 더욱 확장해 나가기 위함이 주요한 이유 중 하나였을 것이다.
'멀티버스'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등장하는 다중우주를 말한다. 마블의 세계에는 상호연관관계가 없는 다른 차원의 우주가 있고 그 우주마다 각기 다른 '닥터 스트레인지'가 있고, 다른 '스파이더맨'이 있다는 설정이다. 이러한 논리로 하나의 우주에서 죽은 울버린대신 다른 우주에 있는 울버린을 데려올 수 있다는 얘기.
3. 먼저 봐두면 좋을 영화
'MCU'든 '멀티버스'든 이것에 대해 굳이 심각하게 생각해야 할 이유가 없다. 즐기기만 하면 그만. 마블에서 이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만든 작품 몇가지가 있으니 시간날 때 찾아보면 될 것 같다. <닥터스트레인지 : 대혼돈의 멀티버스>, <앤트맨과 와스프 : 퀀텀매니아>, <스파이더맨 : 노웨이 홈>, <로키>. 모두 멀티버스를 주요 소재로 삼고 있는 작품이다.
'MCU'와 '멀티버스'는 결국 마블의 수 많은 캐릭터들이 이러한 개념을 통해서 나름의 개연성을 갖고 신나게 뛰어 놀 수 있게 만든 장치이다. 영리해진 관객들은 무조건 때려부수는 것보다 그 속에 그래야만 하는 나름의 스토리를 더 즐기기 시작했다.
4. 관람평
대략 줄거리는 데드풀이 자신의 세계를 구하기 위해 함께 임무를 완수 할 수 있는 울버린을 또 다른 우주에서 데려와 함께 하는 내용이다.
마블은 무너져가는 'MCU'를 구하기 위한 적임자로 데드풀을 선택했다. 아이언맨이 떠난 후 이렇다 할 임팩트 없이 무분별한 확장만 거듭해온 마블이 위기에 처한 상황을 해쳐나가기 위해 제일 먼저 선택한 방법은 '자아비판'. 우아함은 필요없다. 숨 쉴틈없이 쏟아내는 냉소적이고 직설적인 B급 유머로 그들의 유니버스를 쇄신하는데 나섰고, 그 임무는 데드풀이 맡았다.
"로건, 이제 우리도 미키마우스의 부하가 된거 알아?"
“로건, 너는 정말 대단해. 아마 너는 90살까지도 쓸 수 있을 거야.”
제4의 벽을 깰 수 있는 유일한 캐릭터. '촌철살인'의 입담으로 쉬지 않고 관객들과 울버린에게 특유의 유머를 날려 대는 모습은 조금 지치기는 하지만 꽤 유쾌하다. 특히, 영화를 보는 내내 라이언 레이놀즈가 정말 데드풀일 것만 같은 착각은 계속된다.
마블 히어로 중 독보적인 풍자의 아이콘. 데드풀의 긴습 수혈은 흥행과 재미에서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하지만, 아이언맨과 함께했던 어벤저스 멤버들이 그리워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일까?
'가장 후진 애로 데려와도 괜찮아. 멀티버스에서 아이언맨 다시 데려와. 가능하자나...'
무너져가는 'MCU'를 구하기 위해 울버린을 데려온 데드풀, 과연 이 둘은 그들의 세계를 구해낼 수 있을지 직접 확인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재밌다가 이상하고, 유쾌하다가도 불편하고 지치는, 좋거나 혹은 나쁜 영화 '데드풀과 울버린', 데드풀의 유머가 익숙하고, 그들과 함께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를 구해내고 싶다면 볼만한 영화.
아 참, 영화관에 가기 전 한가지 영화를 더 추천하고 싶은데, 웨슬리 스나입스 주연의 '블레이드'를 보고 가는 것도 좋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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