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 14일 개봉한 '에이리언 : 로물루스'가 지금까지 64만 관객을 모으며 박스오피스 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영화는 기대 그 이상이다. 반드시 IMAX로 볼 것을 추천한다. 이 영화가 '페데 알바레즈 감독'의 손으로 만들어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이 시리즈의 팬으로서 그만한 적임자는 없다고 생각했다. 그의 성공작 '맨 인 더 다크(원제 : Don't breath)'를 본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같은 생각일 것이다. 제한된 공간의 활용, 소리의 조율, 빛과 어둠을 통해 극도의 공포감과 긴장감을 끌어내는 그의 실력은 천재적이다. '에이리언 : 로물루스'는 이런 스릴러의 천재에게 헐리웃의 자본과 기술을 쥐어주면 어떤 작품을 만들어내는지 확인시켜주는 듯 하다.
| 예고편
디트로이트 빈민가에 살고 있는 록키, 알렉스, 머니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그곳을 떠나려 한다. 이를 위해 그들은 많은 돈을 숨겨 놓았다는 시각장애인 노인의 집을 털기로 결정하고 실행에 옮긴다.
| 줄거리
이들은 시작장애인인 노인의 집을 쉽게 털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노인의 집에 침입한 후 상황은 예상치 않은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그 집의 주인은 단순히 시각장애를 가진 노인이 아니라 놀라운 생존기술과 무자비한 성격을 지닌 강력한 인간병기였던 것. 상황은 역전되고 이제 그들은 덧에 걸린 짐승처럼 노인을 피해 그곳을 탈출하려 몸부림친다. 노인과 필사적인 사투를 벌이던 그들은 예상치 못한 끔찍한 사실을 알게 되고, 노인은 더욱 더 세사람을 살려보낼 생각이 없다.
| 관람평(극한의 긴장감과 공포가 주는 영화적 경험)
페데 알바레즈 감독은 강렬한 긴장감과 공포감을 조성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갖고 있다. 그는 영화가 끝날 때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한다. 동원 가능한 서스펜스 스릴러의 공식을 촘촘하게 배치해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게 만드는 재능은 가히 역대급이다.
폐쇄적인 공간.
록키, 알렉스, 머니 세 친구는 제발로 노인의 어둡고 폐쇄된 공간 속으로 들어간다. 앞을 볼 수 없는 힘없는 노인일거란 예상은 사정없이 깨지고 그들의 목숨은 노인의 손아귀에 놓이고 만다. 좁고, 어둡고, 구조를 알 수 없는 폐쇄적인 공간에 놓인 세사람의 처지는 고스란히 관객에게로 이어지고 그 집을 빠져나갈 수 없다는 공포감과 절망감은 이제 관객의 몫이 된다.
사운드 디자인.
여기에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음향과 소리는 심장을 들었다놨다 한다. 알바레즈 감독은 소리와 침묵을 적절히 배합해 긴장과 이완을 조율한다. 시각장애인인 노인은 소리에 민감하고 이 감각을 통해 그들을 쫓는다. 이곳을 빠져나가야만 하는 세사람은 그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발걸음과 숨소리조차 쉽게 낼 수 없다.
시각적 긴장감.
노인의 집은 매우 어둡고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알 수 없다. 목숨을 건 사투 속에서 칠흙같은 어둠에 맞닥뜨리는 순간, 쫓기는 자들이 노인보다 더 나은 것은 더이상 아무것도 없다. 이제, 집안의 누구도 앞을 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어둠속에서의 사투는 계속해서 극한의 긴장감 속으로 몰아붙이고 쫄깃해진 심장때문에 숨을 쉴 수 없다.
이 외에도 감독은 쫓기는 주인공들의 시점에서 제한적인 화각과 롱테이크, 예상치 못한 이야기 전개로 언제 무슨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극한의 긴장감속으로 관객들을 몰아간다. 감독은 이처럼 긴장감을 조성하는 다양한 장치들을 촘촘하게 유기적으로 결합해 긴장감과 공포가 주는 특별한 영화적 경험을 만들어낸다. 이것이 '페데 알바레즈 감독'이 갖고 있는 탁월한 재능이다.
어둠과 공포로 가득찬 공간, 생존을 건 사투속에서 피해자와 가해자의 경계는 모호해지고 선과 악의 도덕적 딜레마는 더이상 중요치 않다. 그저 인간이 가진 생존본능, 폭력성 그리고 어두운 내면만이 어둠속에서 선명하게 드러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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