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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공자:영화리뷰] 김선호의, 김선호에 의한, 김선호를 위한

by 선우몽자 2023.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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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타일 넘치는 추격 액션 느와르

필리핀의 불법 복싱 경기장에서 선수로 뛰고 있는 마르코(강태주)는 한국 아버지와 필리핀 어머니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다. 마르코는 병든 어머니의 수술비를 구하기 위해 오늘도 경기를 뛰지만 벌이는 신통치 않다. 실낱같은 희망으로 한국에 살고 있을 아버지를 수소문해 보지만 찾기가 쉽지 않다.

 

어느 날 아버지가 보냈다는 수상한 사람들이 마르코를 찾아오고 그들과 함께 한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오른 그 앞에 정체를 알 수 없는 ‘귀공자’(김선호)가 나타나 쫓기 시작한다.

 

한국에 도착한 마르코를 두고 ‘귀공자’, 재벌 2세 ‘한이사’(김강우), 그리고 필리핀에서 우연히 만났던 ‘윤주’(고아라)까지 목숨을 건 치열한 추격전이 시작된다.

 

|  오랜만에 영화로 돌아온 ‘귀공자’ 

여름이 돌아왔다. 올 여름을 함께 할 블록버스터들이 줄지어 대기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개봉한 한국영화 한 편이 눈에 띈다. 바로 박훈정 감독의 <귀공자>다. 이 영화에 눈길이 간 것은 포스터 속 선한 얼굴 위로 보이는 광기 어린 미소가 제법 잘 어울려 보이는 배우 김선호 때문이었다. 꽤 오래전에 박훈정 감독과 함께 영화를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어떤 영화일지 짐작이 가지 않았다.

 

그렇게 잊고 있던 중에 개봉을 앞두고 악당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광인의 미소로 매끈한 수트 발을 뽐내며 나타난 김선호의 모습은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바로 든 생각은 박훈정 감독이 ‘김선호라는 배우를 위해 캐릭터에 많은 공을 들였구나’하는 것이었다. 그냥 이 배우의 매력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는 영화 한 편을 작정하고 만든 건 아닐까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로.

 

그래서 그런지 이 영화에서 김선호는 그동안 다른 작품에서 보여줬던 착하기만 한 이미지를 벗고 광기에 넘치는 킬러의 모습을 성공적으로 연기하고 있다. 실제로 영화가 흘러가는 동안 가장 존재감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  박훈정 감독의 추격 액션 느와르

박훈정 감독의 대표작으로는 <신세계>, <마녀>시리즈가 있다. 그 외에도 <대호>, <브이.아이.피.>, <낙원의 밤> 등이 그가 연출한 작품이며, 각본을 맡았던 작품에 <악마를 보았다>, <부당거래> 등이 있다. 그의 작품 리스트들을 살펴 보면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작품들이 어둡고 강렬하며 유혈이 낭자하다. 느와르와 하드보일드한 액션에 정통한 감독이다. 그가 의대생 출신이어서 그런 걸까. 그의 작품들 속에는 수술방의 차갑고 싸늘한 분위기가 녹아있다.

 

개인적으로 그의 작품 중에 <브이.아이.피>를 좋아하는데 그의 다른 작품들에 비해 더욱 강력하고 날카로운 느낌을 주며 그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어떤 것인지를 가장 잘 보여주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한다. 영화가 다루고 있는 소재와 잔혹한 범죄 장면들에 대한 리얼한 묘사때문에 부정적인 평가 또한 만만치 않은 작품이지만 감독은 바로 그 점을 통해 자신이 관객에게 전달하려했던 메시지를 담고자 했으며, 이 점이 박훈정 감독이 관객과 대화하는 화법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신세계>의 이자성(이정재), <브이.아이.피>의 김광일(이종석), 이번 작품의 귀공자(김선호)까지 그가 만들어낸 캐릭터들을 보면 그가 폭력의 잔혹함을 어떻게 캐릭터를 통해 극대화하고 있는지 엿볼 수 있다. 차갑고 말끔한 외모 뒤에 장착한 잔혹한 폭력성은 공포감을 더욱 극대화 시킨다. 거인의 망치보다 칼잡이의 잘 벼린 칼이 더욱 서늘하고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이유와 같다.

 

|  이런 분들에게 추천

<귀공자>는 전작들에 비해 보다 세련되고 깔끔한 느낌이지만 위에서 말한 박훈정 감독만의 특유의 느낌들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무엇보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처음부터 말한 것처럼 배우 김선호의 존재감이다.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하면서 ‘귀공자’라는 캐릭터를 성공적으로 표현해 냈다고 평가 받는다. 정말 김선호 혼자 다하는 영화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세계>보다 <마녀>와 <브이.아이.피>를 좋아하는 분들과 배우 김선호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영화이며 마블리의 <범죄도시> 스타일의 액션영화를 기대하는 분들이라면 추천하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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