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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시리즈 캐비닛(Movie cabinet)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현명한 스마트폰 생활을 위한 지침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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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시가 아키라의 동명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2018)으로, 한국에서도 리메이크하여 OTT를 통해 개봉했습니다(2023).  한국 리메이크작에서는 임시완배우와 천우희배우가 주연을 맡고 김태준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스타일과 여러 이야기의 구성에서 일본판과  차이가 있으니 두 작품을 비교하여 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비상선언>(2022) 이후 다시 악역으로 돌아온 임시완 배우의 연기는 주목할만한 포인트입니다. 영화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를 소개합니다.

 

|  스마트폰을 잃어버린 후 부터

스마트폰을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이 모든 악몽의 시작이었다. 오늘은 중요한 계약건을 성사시키기 위해 상대 업체와 미팅이 있는 날. 마코토(다나카 케이)는 미팅 장소에 늦지 않게 도착하려고 택시를 탔지만 출근길 꽉 막힌 도로에서 택시는 움직일 생각이 없다. 전철로 갈아타기 위해 급히 택시에서 내린 마코토, 붐비는 지하철역에 도착하고 나서야 마코토는 자신의 스마트폰을 택시에 두고 내린 것을 알아차린다.

 

이런 사정을 모른 채 마코토에게 전화하는 아사미(키타가와 케이코), 스마트폰 너머에서 남자친구가 아닌 낯선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오고 이에 놀란 아사미는 잠시 말을 잃는다. 마코토의 스마트폰을 택시에서 주웠다는 그는 약속한 장소에 스마트폰을 맡겨 두기로 하고, 아사미는 바쁜 마코토를 대신해 스마트폰을 찾아온다. 그 때부터 그들에게 악몽같은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  공포영화의 레전드 <링>의 나카타 히데오 감독 연출

이 영화는 우리에게 너무도 잘 알려진 영화 <링>(1998)의 나카타 히데오 감독이 연출을 맡았습니다. <링>은 비디오 세대들에게 공포영화의 레전드 같은 작품인데요. 한국과 미국에서 리메이크 했고, 한국판 리메이크작에 배두나 배우가  출연했습니다. <링>의 한국 수입이 늦어지면서 한국과 일본 합작으로 리메이크된 영화입니다.

 

당시 많은 화재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인 만큼  <링>을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나카타 히데오 감독의 작품이라는 사실만으로 영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는데요. 기대가 컸기 때문일까요? 멜로드라마인지, 호러인지 모호한 정체성 때문에 스릴러가 갖는 긴장감을 느끼기 힘듭니다.  다만, 이 영화에서 ‘사다코’의 모습을 뜻하지 않게 다시 볼 수 있으니 그 점이 비디오 세대에게는 반갑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  부조화가 가져오는 의도하지 않은 재미

개인적으로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맛 볼 수 있는 재미가 있습니다. 여러 일본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인물의 말투나 행동, 상황설정 등에서 문화적 차이나 연출의 특성때문인지 꽤 과장되거나 부자연스런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어딘가 우리의 영화나 드라마보다 연극적인 요소가 강하다고 생각되는 점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역시 특유의 과장되어 보이는 배우들의 연기와 영화적 스타일이 스릴러라는 장르적 분위기와 부조화를 이루며 의도치 않은 재미를 만들어냅니다. 굳이 장르로 표현하자면 코믹 스릴러같은 느낌. 영화 곳곳에 그런 장면들이 자주 보이는데, 영화의 후반부 결정적인 장면에서도 그런 이유 때문에 혼자 웃었던 순간이 있습니다. 

 

 

|  그럼에도 기발한 소재, 현실감 있는 메세지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은 제15회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의 히든카드상을 수상하고 2017년에 출판된 작품입니다. 스마트폰이 우리의 일상 깊숙이 자리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 독특한 아이디어로 소설화 했습니다. 이미 우리사회에서 스마트폰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들이 상당수 발생하고 있고 이에 대한 지적이 수없이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우리에게 주는 편리함과 즐거움은 그런 문제와 걱정들을 덮어 버리기에 충분합니다. 아니, 우리에겐 이미 또 하나의 세상이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이점을 기발한 상상력으로 또 다른 사회문제와  함께 엮어 흥미 있는 스토리로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SNS를 통해 우리는 또 하나의 세상에서 더 많은 사람들과 만나지만, 현실에서는 소외되고, 버려지고, 괴물로 변해가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고 있습니다. 이제 나아닌 다른 사람을 쉽게 믿는다는 건 바보나 할 짓입니다. 이 영화는 바로 이러한 문제들을 무겁지 않게 흥미 있는 스토리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점이 이 영화가 지닌 매력입니다. 벌써 몇 번 스마트폰을 분실했던 경험을 가진 나로서는 이 영화를 본 후 자연스레 더 스마트폰을 분실하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게 되는 걸 보면 분명  긍정적인 효과가 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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